도화지에 담은 추억과 그리움_이상철

나는 동해안의 작은 어촌 마을인 방어진에서 태어났다.
고래와 가자미의 산지였다. 방어는 물론이고. 어릴 적부터 푸르게 펼쳐지는 동해 바다는 나의 일상이자 로망이었다.

여름 바다보다는 겨울 바다가 좋았고, 바람이 몰아쳐 산더미 같은 파도가 바위를 때리는 태풍의 바다가 좋았다. 그럴 때면 부모 몰래 바닷가로 달려 나가 이유 없는 고함을 지르곤 하였다.

외지 유학을 떠나고, 이 나라 저 나라에서 근무하는 중에도 바다가 보이는 교정과 고향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의 끈을 늦춘 적이 없었다.

이곳저곳 발 붙였던 곳, 스쳐 지나간 인연들이 바로 내가 그리던 고향의 정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림 붓을 잡고 나서부터 이다. 결국 추억과 그리움이란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정서의 원천이 아닐까.

2017년 이래 틈틈이 붓질해 온 유화 작품을 정리해 둘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습작 수준이라 작품성보다는 기록물의 관점에서 소람(笑覽) 바란다.

끝으로, 거의 모든 작품이 10F(53.0×45.5cm) 크기의 유화(oil on canvas)로써 그림마다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았으나, 그렇지 않은 것은 별도로 표시하였다.

이촌동 우거에서 2024. 5 
해우(海雨) 이 상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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